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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개편 어떻게 해야 하나-릴레이 인터뷰①]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 “선관위 해체론은 무책임…독립적 감사 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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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6-06-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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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국회 국정조사 등 선거관리위원회 제도개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경향신문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짚고 제도 개혁 방향을 모색하는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첫 주자로 지난 15일 선거·정당정치 전문가인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한국정당학회 연구위원장, 한국정치학회 총무이사 등을 지내며 선거 관리 제도 개선, 참정권 보장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사태 배경으로 지목된 투표용지 50% 인쇄 지침을 두고 선관위 사무처가 행정 효율성 관점에서만 결정했다고 지적하며, 애초 참정권 보장 목적이 더 중요한 만큼 중앙선관위 위원들이 참여하는 전체회의에서 논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선관위 직원 외에 선거 업무를 할 수 있는 퇴직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 예비군’ 제도를 도입하고, 선관위에 독립적 감사 기구를 설치해 국회와 교차 검증을 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이번 사태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그동안 소쿠리 투표나 채용 비리 등 사건이 터질 때마다 문제의 본질을 보지 않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 선관위 위탁 선거 사무는 계속 늘어나고 선거 때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과의 협업이 잘 안 되는 등 현장의 핵심 갈등 요인들을 방치해 온 결과다.”
-이번에도 현장 문제부터 진단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번 사태는 서울 송파구 선관위 등 지역 단위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지역에서 왜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는 게 먼저다. 두 번째로 구·시·군 선관위 등 일선에서부터 중앙사무처, 중앙선관위까지 주요 의사결정이 만들어지는 구조에 대해 면밀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그를 통해 의사결정 모형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 독립적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어떻게 할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사태 배경으로 선관위 사무처의 투표용지 50% 인쇄 지침이 거론된다.
“투표용지 50% 인쇄 지침을 중앙선관위 전체회의가가 아닌 사무처에서 결정했다. 사무처는 행정 효율성, 예산 절감, 사무 간소화라는 관점에서 결정한 거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관점의 결정이었다. 선관위의 존재 목적은 단순히 선거 부정을 통제하거나 행정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참정권을 보장하고 민주적 정당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시민들의 참여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본질적인 결정은 중앙선관위 단위에서 깊이 있게 논의됐어야 했다. 효율성을 쫓다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되지 않았나.”
-송파구의 선관위 직원은 13명인데 투표소는 146개였다.
“투표용지 사태는 선관위 운영의 부실이 드러난 게 맞고 옹호하기 어렵다. 다만 선관위가 운영되는 구조를 봐야 한다. 선관위는 기관 특성상 선거 기간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선거 기간 업무량을 기준으로 상시 인력을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단체와 협조 체계를 꾸리게 되지만 서로의 권한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일종의 ‘선거 예비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선관위 퇴직 공무원이나 지자체 공무원 중 자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평시에 선거 교육을 하고 선거 때 정당한 수당을 주고 투입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에 투개표 사무원에 관한 조항을 강화해 신분상 보상과 혜택을 명시하고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선관위 해체론·행정부 이관론이 거론된다.
“무책임한 주장이다. 현재 논의는 대안을 찾기보다 분노를 표출하는 데만 집중돼 있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허점이 어디서 생겼는지 차분히 따져봐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조직적이고 미시적인 진단이 필요한데 일각에선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법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등 윗선의 구조 변경 같은 거대 담론만 붙들고 있다.”
-대법관이 중앙선관위원장을 겸임하는 관례는 문제 아닌가.
“대법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호선된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라는 점에서 중립성 논쟁이 벌어지지 않나. 중앙선관위원 9명 중 한 자리인 상임위원을 두고도 늘 정치적 중립성 논쟁이 벌어졌다.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둔 이유는 5부 요인으로 헌법적 지위를 갖고 있고, 외부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배경을 보지 않고 다른 누구를 임명하면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A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라는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격’일 수 있다. 다만 중앙선관위원장이 비상임이어서 생기는 업무 공백 문제는 해결이 필요하다.”
-어떻게 선관위를 통제해야 하나.
“헌법상 독립기관이지만 층위를 나눠서 볼 수 있다. 채용, 인사, 예산 등에 대해서는 외부 기관의 감독이 필요하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국정감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선거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선거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래서 독립적 감사 기구를 만들어 국회와 교차 검증을 하는 모델을 제안한다. 2015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국회 밖 독립위원회 모델을 도입한 선거구획정위원회 모델을 참고할만하다. 당시 시민단체, 학회, 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 9명으로 독립위원회를 구성해 위원회가 전권을 쥐고 일을 했다. 당시 이 독립위원회를 상설화해 6~7년 임기를 보장하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선관위 개혁에도 외부 전문가 중심의 독립 상설 감사 기구 모델을 참고하면 좋겠다.”
-국회 국정조사가 곧 시작된다.
“개혁을 추진할 때 정치권이 정파적 유불리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 모든 제도 개편이 그렇듯 지금 내게 손해인 것처럼 보이는 개편이 언젠가 이익이 될 수 있고, 지금 내게 이익인 제도가 나중에는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당장 유불리만 따지는 근시안적 태도를 버리는 것이 가장 필요한 자세다.”
경향신문 독자위원회의 각계 전문가들이 지난 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회의실에 모였다. 위원들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경향의 온라인 및 지면 보도 내용을 다양한 시각으로 평가했다. 이날 특히 호평받은 기사는 여성 살해 판결문을 전수조사해 범죄 패턴을 밝힌 <강남역부터 광주까지 되풀이된 ‘여성 살해’…판결문 108건에 드러난 또 다른 ‘10번 출구’들>(5월26일자)이었다.
반면 여론조사 통계 보도에서는 한국 언론이 고질적으로 반복하는 오류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제 기사는 독자들의 실생활 금융과 거리를 좀 더 좁혀야 한다고 위원들은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형철 독자위원장(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과 함께 김예희(다인세무회계사무소 대표회계사), 김용(한국교원대 교수), 오용석(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조윤희(법무법인 이채 변호사), 최정묵(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장), 허윤철(한국인터넷신문협회 사무총장) 위원이 참석했다. 진행은 최민영 경향신문 문화·오피니언 에디터가 맡았다. 김희진 위원(돌고래출판사 대표)은 서면으로 대신했다.
여성혐오 범죄 통계 분석 보도 돋보여
허윤철 = 최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경기 남양주의 백주대로에서 전자발찌를 찬 전과자가 저지른 스토킹 살인사건을 보면서 공분했다. 국가가 피해자를 전혀 지켜주지 못한 사례였다. 5월26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여성 살해 판결문 108건 분석은 이 같은 범죄의 패턴과 구조를 드러낸 좋은 사례였다. 유엔 통계위원회의 구조를 사용해 최근 5년간의 여성혐오 범죄 판결문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도 탁월했다. 이 같은 우수한 보도가 늘어나면 제도 개선 논의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김희진 = 최근 읽은 신문 기사들 중에서 가장 훌륭했다. 가해자 유형(88%가 친밀한 관계), 범죄 장소(피해자의 집 70%), 범죄 징후(폭행이나 스토킹 등), 가해 동기(외도 의심, 자존심 상해서) 등 의미 있는 데이터로 독해해낸 독보적인 기획이다. 다만 여러 편으로 나눠 기획기사로 다뤄졌어도 좋았을 분량이 압축된 느낌이다. 가령 성차별적 동기가 나타나는 가해자의 살인은 어떤 동기들이며, 어떤 사건들로 연결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하고 넘어갔다. 나이대별로 60대 피해자가 가장 많은 건 여타 범죄도 그러한지 비교 설명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진심으로 단행본으로 발전시켜보고 싶은 기사였다.
조윤희 = 인상 깊은 보도였다. 여성혐오 동기 범죄가 계속되고 있으나 국가 차원에서 데이터 통계를 내지 않고 시민단체인 ‘여성의 전화’에서 대신 내는 실정이다. 관련 기사인 <강남역 살인사건 10년 지났지만…‘여성 살해·혐오’ 통계조차 없는 현실> 등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여성혐오’라는 표현 자체를 수사·사법 기관에서 거북해하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법제도적 변화를 도모하기에 앞서 실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 다른 젠더 관련 기사로 <인공지능 시대, 여성이 남성보다 AI를 덜 쓴다는 것> 칼럼(5월25일자)과 <“젊은데, 여잔데 왜 ‘노가다’ 하냐고?”…AI는 못하는 ‘결과’ 만드는 여성들>(5월29일자)은 인공지능(AI) 기술의 성별 격차와 여성 노동에 주는 영향을 잘 짚었다.
여론조사 통계 분석 때 신중해야
강형철 = 여론조사 결과는 거친 추론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국 언론은 ‘숫자가 곧 과학’이라는 환상이자 고질병을 좀처럼 고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여론조사 통계를 보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성이다. 다른 시점, 다른 기관이 동일하지 않은 정치 상황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같이 비교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 지지율, D-30 지방선거 가늠자 될까…2014~2022년 선거로 살펴본 ‘옷자락 효과’는>(5월4일자) 기사는 상당히 아쉽다. 선거 한 달 전 대통령 지지율을 분석했는데, 대통령 지지율은 집권 후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하게 돼 있다. 그러므로 새 정부 집권 2년차 이내에 치른 선거만이 아니라 모든 기간을 모아 봐야 타당한 비교가 가능하다. 게다가 2년차 이내 선거 사례 3개만을 분석했는데 집권 후 1년과 2년의 차이는 크므로 동등한 조건이라고 할 수 없다. 단 3개 사례로는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도 없다. 차라리 숫자를 제외하고 언급해야 과학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경향신문의 5월 여론조사 관련 기사 39건을 분석한 결과,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기사는 9건(23.1%)에 그쳤다. 가장 흔한 오류는 표집오차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 비교(35.9%)이다. 예로, 한국갤럽 조사(표본오차 ±3.1%포인트)를 인용할 때 “이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4%로 집계됐다. … 직전 조사인 2주 전(61%)보다 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라고 하면 안 된다. 표집오차 범위 내의 변동이기 때문이다. 적절한 표현은 그냥 “64%로 조사됐다” 또는 “64%로서, 2주 전 61%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이다. “오차범위 내 우세”라는 표현은 언론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되지만, 통계적으로는 정확하지 않다. 오차범위는 각 후보 추정치의 불확실성을 의미할 뿐, 후보 간 우열을 직접 판정하는 기준이 아니다. 정확하게는 “두 후보의 격차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쓰는 게 옳다. 지역, 나이, 이념 성향별로 세부집단을 분석할 때 표집오차를 재계산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다른 조사기관 결과를 직접 비교하는 오류도 발견된다. 한국 언론이 이 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것을 이제는 그칠 때도 됐다. 경향신문은 디지털 콘텐츠인 ‘여론조사 경향’을 통해 기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합해 자체 예측 모델을 구축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향후 개선을 기대한다.
버블 가능성 진단도 필요
김예희 = 경제 보도를 살펴봤다. 주요국 국채 금리가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상황에서, 경향신문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 연속 기사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래서 일반 독자가 주식 투자 또는 주택 구매를 비롯한 생활금융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때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조정하고 대응해야 할지도 다뤄주면 좋겠다.
허윤철 = <‘아시아 1위’ 성장에도 노동자는 빈곤 체감…명암 짙은 대만 ‘IT 신화’>(5월20일자) 보도는 대만 경제에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 대만 경제의 명암에 대해 시의적절하고도 균형감 있게 전했다. 현지 전문가 인터뷰로 논리를 뒷받침해 짜임새도 있었다. <반도체 타고…‘2→7’ 딱 1년 걸렸다>(5월7일자) 기사는 주식 호황의 낙수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잘 짚었다. 그런데 현재 시장이 ‘버블’일 가능성을 짚는 보도는 어떤 언론에서도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우려된다. 신중한 투자 필요성을 환기하는 기본적인 정보라도 전달해줘야 하지 않나 싶다. 훗날 시장이 급락했을 때 ‘왜 아무도 경고하지 않았느냐’는 원망을 듣지 않으려면 이런 점들을 냉정하게 짚어줘야 하지 않을까.
김예희 = 상승장 국면에서 ‘버블’ 진단을 섣불리 내리기 어렵다면, 대출받아 투자하는 비중과 그에 따른 리스크 등을 집어줄 필요가 있다. 주가지수가 몇 % 하락하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이 발생할지 등에 대해 진단할 수 있다. 과거 하락 사례 등을 알려주면서 버블 여부는 독자들이 판단하게끔 해야 한다.
교육교부금 논쟁, 새 제안 필요
김용 = 아이들이 줄어드는데 세수 연동 방식의 교육교부금은 너무 많다는 정부발 보도가 5월에도 실렸다. 이 같은 보도는 작년과 올해처럼 세수 감소로 교부금이 빠듯할 때는 안 나오더라. 최근 정부의 고민거리가 올해 급증한 세수를 어디에 쓸지다. 일본의 경우 최근 100조원 규모의 ‘대학펀드’를 만들었다. 중국은 재벌의 기부를 종잣돈 삼아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키웠다. 돈이 많을 때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제안을 언론이 해보면 좋을 듯하다. 교육 현장을 좀 더 현장의 관점에서 다뤄줬으면 한다. 예로, <‘혐오’ 규제 논의 재점화…“교육·공론장 회복 통해 해결해야”>(5월26일자) 기사에 혐오와 차별 문제를 학교 교육으로 해결하자는 전문가 의견은 비현실적이다. 교사가 혐오 문제를 다루려고 하면 아이들이 “선생님 파란 당이에요?”라고 묻거나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한다. 정치적 중립성이 교육의 가장 큰 족쇄다. 가치판단 교육을 하려면 중립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는 실정이다. 경향신문이 기획으로 취재해주길 바란다.
최민영 = 그 같은 교육을 왜 못하게 됐다고 보나.
김용 = 과거에는 인권침해가 문제였다면, 인권 인식 강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본다.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자체에서는 별도 교육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자기중심적으로 인권의 개념을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민주시민 교육을 도입하자는 움직임에는 현재 야당이 반대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 1년의 과제들
최정묵 = 5월 한 달간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다룬 기획기사들이 많았다. 미·이란 전쟁 및 외교 질서 변화 문제, 핵추진잠수함과 전시작전권, 그중 무엇보다 지방선거 이슈가 압도적이었다. 이재명 정부 1년을 권력 평가만이 아니라 사회적 기대 관점에서 다룬 점은 좋았다. 청년, 장애인, 여성 이슈를 당사자들과 시민사회의 이야기를 통해 다룬 점도 우수했다. 다만 정치 보도가 여전히 대통령의 메시지와 여야 반응 중심으로만 전개되는 점은 아쉽다. 시민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가 좀 더 풍부했으면 한다. 또한 민선 지방자치 30년째인데도, AI 시대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불평등 구조가 심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놀랍다. 지역에 그 같은 정책이 안 보인다. 언론은 이런 불확실성을 더 적극적으로 밝히고 보도할 필요가 있다.
오용석 = 기후정책과 관련, 이재명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지역 후보 기후공약 있을까?…624명 지자체장 후보 기후공약 살펴보니>(5월30일자) 보도는 재생에너지 확대 설치를 맡게 될 지자체 단체장들의 의지와 역할을 짚어보고 있다. 다만 ‘에너지 믹스’라는 용어 사용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여러 에너지를 혼용한다는 중립적 표현이 아니라 원전 확대를 정당화하는 용어로 사용돼왔기 때문이다. <전력 소비 상위 20곳 재생에너지 자립률 ‘3.2%’…최대 729배 차이>(5월22일자) 기사는 수도권으로 에너지 소비가 집중되는 구조가 재생에너지 관점에서도 반복되는 문제를 잘 짚었다.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단지 등에서는 재생에너지 자립 등에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거의 세계 꼴찌다.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해 화석연료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재생에너지를 산업 및 안보 관점에서 다루는 것 또한 중요하다.
김희진 = <용산 땅부터 ‘받들어총’ ‘철근누락’까지 국토부·서울시 갈등, ‘보고 누락’ 사태 키웠나>(5월21일자) 기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 정치적 기반이 다를 때 발생하는 갈등이 어떤 문제들을 초래하는가’의 맥락에서 최근의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본 것으로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거듭 강조하지만, 독자들은 일간지에서 이렇듯 문제의식을 갖고 초점을 맞추는 기사를 원한다. 단순 사건·발생 기사는 유튜브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보고 듣기 때문이다. 특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몰라 곤란하다는 기사 말미의 건설사 관계자 발언이 핵심인데, 이와 관련한 내용이 더 명확히 들어가지 못한 것은 아쉽다. 덧붙여서, ‘감사의 정원’ 관련 쟁점들도 짚었으면 한다. 광장이 어떤 성격인지, 군사 상징물인지 아닌지, 시민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점유하는지를 비롯해 그야말로 공론장이 필요한 주제다. 현재까지 디자인이 총 모양이라 비호감이다, 예산이 많이 들었다 정도의 얕은 논의만 유통되는 것은 큰 문제다.
잦아진 집중호우로 인해 차량이 물에 잠기면서 최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폭우로 차량이 완전히 물에 잠기기 전 탈출하거나 본인 차량 유리 재질에 따른 탈출 방법을 사전에 숙지하고 있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차량 침수 등 긴급상황 때 신속한 탈출을 위한 ‘차량 유리 종류별 파손 특성과 탈출 가능성’을 비교·분석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일반 차량의 유리 재질은 이중접합차음유리와 강화유리 등 두 가지다. 이중접합차음유리는 유리 두장 사이에 특수 차음 필름(PVB 등)을 삽입해 소음 저감과 안전성을 높인 유리다. 강화유리는 열처리를 통해 강도를 높여, 충격을 받으면 작은 입자 형태로 부서지는 특성이 있다.
실험 결과 이중접합차음유리는 머리받침대 금속봉과 비상탈출 망치, 펀치형 망치, 카드형 망치 등 비상탈출 도구로 반복 타격해도 단시간 내 탈출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유리와 유리 사이 내부 중간막 때문에 타격 부위만 국소적으로 파손됐다.
강화유리는 같은 도구를 활용했을 때 비교적 쉽게 파손돼 탈출 공간 확보가 가능했다. 그러나 유리 중앙부 타격만으로는 효과적인 파손이 어려웠으며 가장자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타격해야 했다.
연구원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차량 유리 종류에 따른 행동요령을 제시했다. 이중접합차음유리가 장착된 차량은 유리 파손만으로 즉시 탈출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침수 초기 창문을 미리 개방하거나 문을 열어 신속하게 탈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화유리 차량은 비상탈출 도구를 이용해 측면 유리 모서리 부분을 파손한 후 탈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차량 내부와 트렁크가 연결된 차량은 침수 초기 측면 창문이나 문, 트렁크를 미리 개방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해 7월16일부터 20일까지 사망자 18명, 실종자 9명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도 3130여대(보험업계 피해 신고 접수 기준)로 집계됐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은 “이번 실험은 차량 유리의 파손 여부가 아니라 실제 탈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실험”이라며 “비상탈출 도구를 차량 내에 비치하는 것과 함께 자신의 차량 유리가 어떤 재질인지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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