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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정부검사출신변호사 [이진우의 거리두기]한국의 보수는 왜 몰락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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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06-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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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정부검사출신변호사 한국의 보수가 몰락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보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보수당 국민의힘이 몰락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압승하였다.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둔 오세훈 시장의 서울 사수를 제외하면, 국민의힘은 전통 텃밭인 대구·경북과 경남만 지켜냈다. 지방선거 결과를 지도로 보면 보수당이 마치 지역 정당처럼 보이는 게 분명한데도 당대표는 어처구니없이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고 자위한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인식은 국민의힘에 닥친 위기가 일시적이기보다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 만성적 질병이라는 사실을 폭로한다. 보수는 외부적 충격으로 급격하게 추락한 것이 아니라 내부적 요인에 의해 서서히 시들어가고 있다.
최근 세계의 정치적 경향과 비교해보면, 한국 보수의 몰락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서구 유럽에서는 좌파 정당이 약화되고 우파 정당이 성장하는 우경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일부 지방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AfD가 전통적인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SPD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도 우익 정치 세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과 달리 한국에서는 오히려 보수 정당이 쇠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선거 전략의 실패라기보다 한국 양당 정치 구조와 보수 정치의 성격과 관련된 구조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좌파 정당의 기반인 사회민주주의가 약화하고 새로운 우파 정치가 부상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회민주주의 정당은 역사적으로 산업 노동자 계층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 동안 유럽 경제 구조는 크게 변화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사회는 점차 축소되고 서비스 경제와 지식 경제가 확대되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산업 노동자 계층은 급격히 감소했다. 그 결과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의존해온 전통적 지지 기반은 약화하고, 새로운 경제 구조 속에서 불안정한 고용과 지역 경제 침체를 경험하는 일부 계층은 기존 좌파 정당보다 반체제적 메시지를 내세우는 우파 포퓰리즘 정당에 더 쉽게 끌리게 된 것이다.
스스로 변하지 못해 자초한 몰락
세계화 시대 국제 경쟁의 심화와 산업 구조 재편은 많은 지역에서 경제적 불안과 지역 격차를 확대하였다. 사회적 지위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특히 유럽에서 난민 문제로 더욱 증폭되었다. 난민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문화적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로 인식되기도 한다. 일부 유권자들은 급격한 인구 구성 변화가 자신들의 문화적 환경을 위협한다고 느낀다. 극우 정당들은 난민 문제를 국가 정체성이나 문화적 생존의 문제로 프레이밍하며 이러한 불안을 정치적으로 활용한다. 반면 전통적인 좌파 정당은 인권과 다문화주의를 강조하는 입장을 취하는 까닭에 일부 유권자들은 좌파 정당이 자신들의 경제적, 문화적 불안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끼게 된다.
서구 유럽에서 좌파 정당이 쇠락하는 다른 중요한 요인은 좌파 정당의 정체성 위기다. 사회민주주의 정당은 1990년대 이후 “제3의 길”이라고 불리는 노선을 통해 시장경제와 복지국가를 결합하려 했다. 이러한 정책은 일정 기간 경제적 성과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좌파 정당의 전통적 정체성을 약화시켰다. 많은 유권자는 좌파 정당이 더 이상 노동 계층의 이익을 분명하게 대변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서구 정치의 우경화를 가져온 이러한 요인들이 한국에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경우 비교적 난민 문제의 정치적 부담이 없기는 하지만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인한 경제적 불안, 미래의 불확실성과 세대 갈등으로 인한 문화적 불안, 그리고 정치적 정체성의 혼란은 정당의 변화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보수가 쇠락하는 것은 이러한 정치적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스스로 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보수가 앓고 있는 정치적 만성병을 치유하려면 먼저 스스로 변하지 못한 이유를 간파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도대체 보수를 지지하였고 또 지지하는가? 보수를 지지하는 첫 번째 이유는 보수주의로 대변되는 이념과 가치 때문이다. 좌파가 비교적 자유보다 평등을 우선시하고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한다면, 우파는 대체로 평등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중심에 놓는 ‘자유민주주의’를 대변한다. 따라서 진정한 보수주의는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민주적 절차, 헌정 질서 및 법치를 중시한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이러한 가치 보수주의마저 의심스럽게 만들었다. 자유민주주의를 입에 달고 살던 대통령이 스스로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것만큼 가치 보수주의를 희화화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보수주의자에게 법치, 시장경제, 제도적 안정, 그리고 시민의 자유는 훼손될 수 없는 핵심 가치이고 원칙이다. 서구의 보수 정당은 이러한 정치적 원칙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반면 한국 보수 정당의 역사적 과정은 상당히 다르다. 한국 보수 정치의 뿌리는 정치철학적 보수주의라기보다 냉전 체제 및 권위주의 국가 형성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보수 정당은 전통적으로 반공주의, 안보 정치, 국가 중심 경제 성장과 같은 정치적 의제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고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이러한 정치적 정당성은 점점 약화되었다. 그 결과 한국 보수 정당은 새로운 이념적 정체성을 충분히 확립하지 못한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따라서 보수적 가치가 없는 보수 정당은 어쩔 수 없이 극우로 귀결된다.
국힘, 윤어게인과 결별해야 산다
한국에서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두 번째 이유는 상대 당이 싫어서이다. 서구 유럽과 달리 오랜 기간 양당 중심 정치가 공고해진 한국의 정치 구조에서 상대 당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하는가에 따라 지지율이 변화한다. 경쟁적 양당 정치가 적대적인 진영 정치로 변질될수록 모든 정당은 상대 당에 의존하게 되고, 스스로 변하기 어려워진다. 행정력과 정치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상대 당이 가장 싫어한다는 이유로 검찰총장 출신을 대통령으로 내세운 순간, 국민의힘은 이미 정치적 자생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다는 것은 싫어하고 싸워야 할 이유가 점점 더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은 지금 어떻게 싸워야 할지조차 모를 정도로 상황 파악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
끝으로, 한국에서 보수를 지지하는 마지막 이유는 어쩌면 가장 합리적인 동기일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는 진보와 보수가 서로 경쟁하면서도 균형을 이루는 정치체제이다. 만약 한쪽 축이 약화하면 정치적 균형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권력은 한곳에 머물지 않고 팽창하려는 성질이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액턴 경의 말처럼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아무리 도덕적인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외부의 통제가 없는 절대적 권력 앞에서는 사적인 이익이나 판단 착오에 휘둘릴 수 있다. 따라서 견제와 균형은 권력을 입법, 행정, 사법으로 분산시켜 서로 감시하게 함으로써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독주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민주주의의 핵심 장치이다. 이미 입법 권력을 장악한 정당이 사법부마저 위협할 정도로 비대해진다면 민주주의의 토대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보수가 진보를 견제할 정도로 견고해지는 것이 합리적이고 좋기는 하지만, 단지 이러한 이유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야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도층마저 보수에 등을 돌리고 있다. 견제와 균형을 위해 보수가 살아나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많은 유권자가 보수를 지지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가 살아나려면 자유와 민주주의 제도를 지킬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계엄의 늪에서 벗어나 ‘윤어게인’의 극우 이미지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한, 국민의힘은 결코 진정한 보수의 힘이 되지 못할 것이다. 견제와 균형의 한 축을 담당할 보수를 재건하는 길은 사실 단순하다. 보수는 진보와 싸우는 대신 극우와 자신을 구분해야 한다. 지금 한국 정치에서 필요한 것은 더 강한 극우가 아니라 더 성숙한 보수주의다. 보수는 과연 이번 지방선거로 정신 차리고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시한으로 정한 날짜(7월3일)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최종적으론 9월4일까지 두 달 더 연장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 연장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회생이냐 청산이냐 결정까지 길어야 석 달도 남지 않은 셈이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추가 대출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정부·여당이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이달 안에 인수기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청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누군가에겐 단순히 회생 혹은 청산으로 투자금을 얼마나 회수하느냐의 문제이지만, 현실에선 노동자와 배송기사, 입점업체, 납품업체 등의 일자리와 생계가 달린 문제다.
경향신문은 최근 홈플러스 노동자 5명과 배송기사 2명, 입점업주 4명, 홈플러스 매장 2곳, 납품업체 1곳을 직접 찾거나 전화로 인터뷰했다. 홈플러스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전에 이들의 삶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수십년간 한 지역에 터잡아 형성한 인간관계까지 송두리째 쓰러져가는 상황이었다.
토요일인 지난달 23일 방문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홈플러스 월드컵점. 이 곳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 리그·국가대표팀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나 주말이면 계산을 하는 데만 1시간 가까이 걸릴 정도로 사람이 몰리던 매장이다. 토요일 밤, 고객이 몰리는 시간대였지만 넓은 매장은 너무 한산했다. 한때 연 매출 약 1000억원으로 ‘서울 매출 1위 홈플러스 매장’이란 수식어가 붙었던 곳이란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고객이 홈플러스를 찾지 않는 이유는 살 물건이 없어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납품대금 지급 지연이 반복되더니 올해 들어 아예 납품대금 지급이 되지 않는 상황까지 가면서 납품업체들은 잇따라 상품 공급을 중단했다. 현금 흐름이 막힌 홈플러스가 메리츠에 1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을 요청하자, 메리츠는 김병주 MBK 회장의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내걸고, 홈플러스가 다시 이를 거부하는 등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매장 상황은 점점 나빠졌다. MBK는 10일에야 “연대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메리츠의 지원을 재차 촉구했다. 다만 메리츠 측은 “아직 구체적 자료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음료가 채워져있던 냉장고는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음료 한 종류가, 그것도 제일 앞 줄만 진열돼 있었고, 냉동고엔 프라이팬과 플라스틱 보관용기가 들어찼다. 채소류 매대엔 양배추가 여러 칸을 채우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매장을 찾은 손님들마저도 빈 카트를 끌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가족과 매장을 찾은 한 남성은 아내에게 “살 게 없어. 빨리 가자”고 말했다. 한 60대 여성이 “왜 우유가 매번 품절이냐”고 물으니 계산대 노동자가 난감한 표정으로 “요즘 홈플러스가 상황이 안 좋아서 물건이 조금밖에 안 들어왔나 봐요”라고 답했다.
그나마 월드컵점은 ‘살아남은’ 점포에 속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0일부터 전체 104개 매장 중 37곳에 대한 잠정 휴업을 한다고 시행 이틀 전 전격 발표했고, 결국 이달 초엔 이 매장들을 폐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폐업 점포로 결정된 홈플러스 고양터미널점 매니저 양미경씨(54)는 2002년 까르푸 시절 입사해 홈에버를 거쳐 지금까지 24년간 일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이랜드가 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 3000여명을 계약해지·외주화하려 하자,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월드컵점 점거농성 및 510일간의 파업에 나섰다. 웹툰 ‘송곳’과 영화 ‘카트’의 배경인 이 투쟁은, 비정규직보호법이 오히려 비정규직 해고를 양산하고, 그 피해는 중년 여성과 같은 노동시장 약자들이 가장 크게 받는다는 점을 사회적으로 각인시켰다.
양씨는 지난달 휴점 발표 때만 해도 “하루 평균 매출 1억5000만원 이상이 나오는 고양터미널점만큼은 회사가 다시 문을 열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그 희망은 이제 물거품이 됐다”고 했다. 이 매장 직원 100여명 가운데 양씨를 포함한 20여명만 남아서 매장 정리·관리를 하고, 80여명은 휴직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근무하는 직원들도 임금이 체불되는 상황이라 과연 휴업수당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크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기를 반복하다가, 5월 임금 지급일인 지난달 21일, 체불된 4월 임금 25%만 지급했고, 나머지 4월치 월급과 5월치 월급 전액은 지급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한때 매장 수 140개가 넘는 대형마트 업계 2위였다. 이제는 그 절반 수준만 문을 열고 있지만 영업중인 곳들도 ‘어디어디가 문을 닫는다더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양씨는 “MBK가 알짜 점포만 팔아 현금화한 뒤 다 가져간 결과”라고 말했다.
MBK가 2015년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거래규모는 7조2000억원이었는데, MBK는 인수 대금 중 상당액을 홈플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차입매수’(LBO)했다. 인수 이후 MBK는 알짜 점포를 매각한 뒤 재임차하거나 아예 철수하는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수조원대 현금을 마련했다. 반면 홈플러스는 임차료 부담 등으로 고정비가 급증하고 매장에 대한 투자 감소 등으로 매출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면서 실적이 계속 나빠졌다. MBK 인수 직전인 2014년 1900억원대 영업이익(매출 7조526억원)을 내던 홈플러스는 11년 만인 지난해 5000억원대 영업손실과 1조원대 순손실(매출 5조7963억원)을 내는 회사로 전락했다.
양씨는 2007년 홈에버 투쟁으로 해고까지 당했지만 “그때는 주인이 있는 회사여서 직원들이 한목소리를 내면 사장이 돌아는 봤다”고 말했다. 그는 사모펀드인 MBK의 인수 이후 10년 이상 사실상 “주인이 없었다”며 “직원들이 아무리 얘기해도 회사는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2024년 실질 수익률 최대 14% 수준에 홈플러스에 부동산 담보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메리츠와 MBK를 “사기꾼 집단”이라고 했다.
양씨가 속한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지난 4월30일 대의원대회에서 “월급을 포기해서라도 영업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결의했다. 노조 간부들은 납품업체를 찾아다니며 “물건을 납품해달라”고 사정했다. 일부 조합원 반발에도 ‘임금 포기’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이종성 일반노조 위원장은 “나비효과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경영진과 지역주민, 납품업체가 노동자들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주기를 바랐지만 그런 파장은 없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선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노동자들이 정부가 홈플러스 대량해고 사태를 막아달라며 단식 농성 중이다. 지난달 14일 시작했으니 10일로 28일째다. 홈플러스와 마트노조에 따르면 약 1만8000명이던 직원 수는 회생절차와 익스프레스 매각, 점포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최근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여기에 폐점이 예정된 37개 매장 직원이 약 3500명이어서 추가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
지난달 19일과 22일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두 여성 노동자를 만났다. 한 노동자는 지난 8일 건강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른 한 명은 끝까지 버티겠다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정승숙씨(56)는 사회초년생 아들에게 “엄마가 못 받은 월급 받으러 서울 간다”고 하고는 부산에서 올라왔다. 정씨가 15년간 일하던 부산 감만점은 지난 2월 문을 닫았다. 정씨는 부산 센텀시티점으로 전환배치됐지만 불과 두 달여 만에 이 매장마저 영업이 중단됐고 현재는 폐점 수순을 밟고 있다.
사모펀드인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했을 때부터 정씨와 동료들은 ‘MBK가 매장을 다 팔고 나가버리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불안했다. 한편으론 ‘그래도 업계 2위인데 설마 망하겠느냐’는 생각에 최저임금 수준을 받으면서도 자부심을 갖고 일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부산 지역 매장을 하나둘씩 팔아치우면서 불안감은 커져갔다.
그러던 지난해 3월4일 정씨는 회사가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는 소식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소득이 불안정한 남편을 대신해 가장 역할을 하는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회생절차 돌입 이후 매장을 찾는 손님은 점차 줄어갔고, 지난해 추석 무렵부터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매출은 더 크게 떨어졌다.
정씨는 “매장 상태가 엉망인 걸 보면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하다. 상품이 없으니까 직원들이 마음이 불편해서 회사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금 체불이 반복되자 혼자서 대학 입학 전 자녀를 키우거나 부모를 봉양하는 여성동료들과 젊은 직원들은 버티지 못하고 이미 회사를 떠났다. 다들 좋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친했던 동료들과도 퇴사 후엔 먼저 연락하기가 어렵다. 남은 동료들도 “언니, 나 어떻게 해야돼?”라고 묻는다. 정씨는 “매장 근처에 사는 중년 여성직원이 많다. 다들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홈플러스 본사격인 서울 강서점에서 일하는 김현원씨(46)는 어버이날 다음날인 지난달 9일 본가인 경북 포항에 내려갔다가 회사 상황이 심각하다고 한번 더 느꼈다. 포항의 홈플러스 매장 2곳은 지난달부터 사실상 문을 닫았다. 김씨는 낮 시간임에도 ‘홈플러스’ 마크가 새겨진 트럭들이 홈플러스 매장 앞에 주차돼 있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에게 “차가 멈췄어. 우리보다도 이 기사님들이 더 힘들 거야”라고 말했다.
김씨는 곧 전세집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다. 오른 전세 가격을 내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회사가 4대보험을 체불하면서 은행 대출도 어렵다. 그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씨는 MBK와 메리츠가 추가 대출을 놓고 갈등한 것을 두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느낌이다. 서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김병주 MBK 회장은 인수할 때 1조원대 투자를 약속해놓고 이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씨가 걱정한 대량실직 문제는 비단 홈플러스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들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경기도에 있는 A사는 홈플러스를 비롯한 대형마트에 신선식품을 납품해왔다. 홈플러스에는 2019년 납품을 시작했다.
그러다 홈플러스가 원래 10일 간격으로 지급하던 대금을 지난해 여름부터 늦게 주기 시작했다. 대금 지급 지연으로 회사 자금이 묶일 위기에 처하자 이 업체는 지난 2월 말부터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했다. 회사가 못 받은 돈은 두 달치 대금 4억원에 달한다. A사 관계사는 “대형마트로부터 대금을 못 받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언제 주겠다는 말조차 없다”고 했다.
납품 중단 후 A사는 홈플러스 생산 라인에서 일하던 50~60대 여성 직원 약 20명을 해고했다. 다른 대형마트도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약 35% 줄었다. 6개 생산 라인 중 2개가 멈춰섰다. A사가 농산물을 매입해오던 농민들도 판로를 잃었다.
A사는 자구책으로 수수료가 높고 납품대금 지급간격이 길어 꺼렸던 쿠팡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 업체들은 납품을 중단하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하니 울며 겨자먹기로 납품을 계속하는 실정”이라며 “현재 상황이 더 지속되면 업체 상당수가 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배송기사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폐점을 앞둔 고양터미널점에서 만 10년째 배송일을 해온 문준석씨(57)는 지난달 8일 출근했다가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 같았다”고 했다. 문씨 같은 배송기사들은 ‘홈플러스’가 칠해진 붉은 색 트럭을 운행하지만, 홈플러스와 계약한 중간 물류사와 1년 단위 계약을 맺고 일하는 개인사업자다. 문씨가 물류사로부터 받아온 돈은 한 달에 약 450만원이지만, 기름값, 자동차보험료, 차량수리비 등을 제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문씨는 말했다.
물류사는 “다른 매장이 빈 자리가 있다”며 원하는 사람은 그곳으로 갈 수 있도록 알아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물류사가 제안한 매장은 출근시간에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서울 금천구 금천점, 서울 관악구 남현점 등이었다. 새벽에 학교 식자재 배송 등을 하며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고 있는 기사들 입장에선 수락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문씨는 현재 어플로 검색한 용달 일과, 지인으로부터 종종 도움을 요청받는 택배 일 등 알바를 짬짬이 하고 있다.
문씨는 최소한 일자리를 새로 구할 동안 한두달치 보상금은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크게 무리한 주장은 아니다. “기사들이 더 좋은 일자리가 있어서 홈플러스 일을 그만두려고 하면 물류사에선 새 기사를 구할 동안 두 달을 기다려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쫓아낼 때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건 말이 안 되죠.” 그는 최근 TV 뉴스를 켜지 않는다. 반도체 업계 성과급 기사들을 보면 소외감이 너무 커서다. 문씨는 “우리는 진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싶은 건데…사람들한테서 잊혀져 간다는 게 너무 아쉽다”며 울먹였다.
홈플러스는 서울 노원구에 있는 중계점을 2020년 이래 여러 차례 매각하려 했다. 하지만 주민과 지자체, 지역구 의원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반대에 나서면서 매각이 저지됐다. 주거밀집지역에 위치한 상업시설을 함부로 없애선 안 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결국 지난달 10일부터 영업이 중단됐고, 폐점이 예고된 상태다.
이달 1일 찾은 중계점 앞엔 ‘임대매장 정상영업 합니다’란 안내문이 붙어있었지만, 매장을 도는 2시간30분 동안 방문한 고객은 두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매장 안내문에 따르면 여전히 약 20개 입점업체가 영업 중이었는데도 말이다. 상인들은 “그간 매각은 저지했지만, 홈플러스가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매장이 낡아서 방문객이 꾸준히 줄어왔다”며 “지난해 3월 회생 신청 이후로는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 매장의 경우 홈플러스와 처음 계약했던 10년 전 월 3000만원가량이었던 매출이 지난 4월엔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더 적은 1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남아있는 상인들은 대부분 10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해온 사람들이다. 부모대부터 이어서 영업한 상인들도 여럿이었다.
이들은 홈플러스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왔는데, 홈플러스는 계약 갱신을 앞둔 지난달 한 달짜리 ‘인도 유예 합의서’ 서명을 요구했다. 상인들은 “한 달 뒤인 6월 말에 아예 문을 닫는다는 얘기냐”며 버텼지만,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결국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B씨는 하루 한 두명 방문하는 단골 손님을 포기하지 못해 매일 가게 문을 열고 있다. B씨는 “매출의 10% 후반대 수수료를 홈플러스에 내고 있다”며 “정액 임대료 매장은 이미 버티지 못하고 다 나갔다”고 했다.
단골 손님들은 홈플러스 중계점 폐점 소식을 듣고 임대매장도 폐점이 확정된 걸로 알고는 “언제까지 영업하느냐”고 문의한다. 상인 C씨는 “가장 답답한 건, 홈플러스 관계자 누구도 당장 다음달에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는 건지 답변을 주지 않아 손님들에게 확답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C씨 가게는 시설물이 많은 특성상 다음달부터 영업을 하지 못하면 대체 매장을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상인 대부분은 한 가정의 가장들이다. 아버지에 이어 가게를 운영 중인 D씨는 “사실상 수입이 없는 실정”이라며 “어린 딸을 생각하면 너무 답답하다”고 눈물을 삼켰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일주일째로 접어들며 무단 검문·수색과 모욕 등 시위 참가자들의 위법적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의 적극적인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경찰은 시위대와의 충돌 격화와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대응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을 둔 대한체육회 소속 12개 종목 단체 연합회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일터를 돌려달라”며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달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지난 9일부터 시위대에 시위 참가자 입회와 물품 검사 수용 등을 제안하며 수차례 출입 방안을 협의했으나 불발됐다. 시위대가 사무실 내부 촬영 등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도 시위대가 소란을 벌이며 방해해 약 5분 만에 마무리됐다.
체육단체들은 정부와 경찰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미 공권력 투입 자체가 늦었다”며 “결국 공권력이 투입돼야만 일터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과 참가자 일부를 겨냥한 시위대의 폭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을 “중국 공안” “하청 경찰” 등으로 모욕하고, 부정선거론에 선을 긋는 참가자를 “간첩” “빨갱이” 등으로 몰아 공격하는 식이다. 시위 도중 피해를 본 참가자들이 직접 경찰에 고소·고발을 하기도 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통제되지 않는 시위 현장의 불법·일탈 행위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현장 통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공 안전과 질서 유지 역할에 힘을 실었다가 자칫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명백한 불법 행위에 단호한 대처”를 언급하며 “시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 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강조한 데서 고심이 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은 시위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위는 구심점 없이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경찰의 강경 대응이 시위대를 자극해 사태를 키울 우려가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 개표 종료를 위해 투표함 이송이 시급했던 잠실 투표소 시위 때와 달리, 개표 등 지방선거 사무가 마무리된 터라 시위대 해산 명분과 필요성이 크지 않은 측면도 있다.
특히 “참정권 보장”을 외치는 시위대를 상대로 적극 대응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야 모두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등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사회적 규탄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를 경찰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청장도 현 상황을 “국민의 참정권 훼손과 관련된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한 상태다.
경찰은 시위 상황 전체보다는 개별 참가자들의 위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세웠다. 시위 현장을 관할하는 서울 송파경찰서장은 이날 현장 경찰관에게 과격 행동을 하는 등 시위 관리 방해를 일삼는 참가자에게 형사처벌 가능성을 알리도록 지시했다. 그럼에도 불법 행위를 반복하면 현행범 체포를 적극 검토하라고도 했다.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신속히 수사하는 등 시위대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주말을 맞아 시위 규모가 다시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현장 대응 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집회·시위의 자유로 보장해야 할 기본권과 시위대의 권한 밖 불법 행위를 경찰이 엄격하게 구분해 대응하는 원칙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위 목적과 무관하게 일반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방치하면 시위의 본질조차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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