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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니쉬플라이구매 ‘여성 할당’ 의지 없는 양당…여전히 ‘남성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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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댓글 0건 조회 45회 작성일 26-04-3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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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니쉬플라이구매 ‘30% 이상 추천’ 권고 수준에 그쳐충북 1명, 기초단체장 후보 수 꼴찌광역의원, 전체의 22.5% ‘경북 최저’권한 낮은 기초의원에 공천 쏠려
여성들, 사회적 경력 부족한 데다가사 부담에 선거 병행 쉽지 않아남성 중심 문화도 정치 참여 벽으로“할당 넘어 성평등 인식 검증도 필요”
이번 6·3 지방선거는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이 탄생하는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아수라장인 제1야당 국민의힘 상황 등을 종합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분명 여성정치에서 의미 있는 기록이지만, 추 후보 한 사람의 당선으로 여성들이 웃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지방정치에 여성이 충분히 대표되기 위한 최소 기준인 ‘여성 공천 30%’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달성될 가능성은 매우 작다. 정청래 대표가 “여성 기초단체장이 30명은 돼야 한다”고 공언했던 민주당은 물론이고, 제1야당 국민의힘에서도 여성 후보자 비율은 매우 낮다. 12·3 불법계엄 때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건 응원봉을 든 여성들이었다. 하지만 여성들에게 현실정치의 벽은 여전히 높다.
예비후보자부터 남성이 많다
예비후보자에서부터 여성의 수가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 지난 22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기초단체장(구시군의 장) 예비후보자 명부를 분석해보면 여성은 81명으로 전체 예비후보자의 7.6%다. 남성은 982명에 달한다. 11개 기초단체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충북지역은 남성이 56명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때 여성은 단 1명(하유정 보은군수 후보)만이 등록해 전국에서 여성 기초단체장 예비후보자 수가 가장 적었다. 여성 예비후보자 비율로 따져보면 충남(2.8%), 강원(3.7%), 경남(4.0%), 전북(4.4%)이 하위권이었다. 대부분의 광역시는 10%대에 그쳤다.
광역의원의 경우 여성 예비후보자 수가 454명으로 전체(2015명)의 22.5%였다. 경북이 10.0%로 여성 비율이 가장 낮았다. 세종(35.0%), 서울(30.6%), 대전(30.1%)만 30%를 넘겼다. 기초의원에서 여성 예비후보자 수는 1303명으로 전체(5024명)의 25.9%였다. 예비후보자부터 여성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의 정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47조는 정당이 지방의원 후보자를 추천할 때 전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하도록 노력하고, 광역의원 또는 기초의원 선거 중 하나에서 선거구마다 1명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후보자 추천 때 여성을 30% 이상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말뿐인 여성 공천, 거대 정당 의지 없다
민주당 공천이 확정된 곳을 살펴보면, 광역단체장의 경우 추미애 후보를 뺀 나머지 15명은 모두 남성으로 배치됐다. 기초단체장 후보는 공천 확정된 200명 중 여성이 17명이다. 부산에서 전체 기초단체장 후보 16명 중 여성을 6명 공천한 게 가장 눈에 띈다. 민주당이 강세인 광주에서는 신수정 북구청장 후보가 광주 최초의 여성 구청장에, 경북에선 40대 여성인 김기현 후보가 경산시장에 도전한다. 하지만 서울은 기초단체장 후보 22명 중 여성이 1명(김미경 은평구청장 후보), 경기는 31명 중 여성이 2명(김보라 안성시장 후보·박은미 양평군수 후보)뿐이었다. 대전, 대구, 울산, 강원, 충남, 전북, 전남은 민주당의 여성 기초단체장 후보가 0명이었다.
국민의힘은 아직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곳이 많아 추산하기는 어렵다. 국민의힘에서도 엄윤순 인제군수 후보 등 지역의 첫 여성 기초단체장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있지만, 여성 공천 30%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거대 양당과 달리 진보당·정의당은 여성 공천을 중시한다. 진보당 서울시당은 “여성 후보 비율이 57.6%”라고 밝혔고, 광역단체장으로 보면 진보당에선 전희영 후보가 경남도지사, 정의당에선 강은미 후보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에 나섰다. 하지만 영향력이 미미한 소수정당의 이야기일 뿐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미흡한 제도 속 정당의 ‘의지 없음’이 꼽힌다. 공직선거법의 여성 추천 규정은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고, 민주당 당헌·당규의 여성 추천 규정에도 ‘단체장은 여성을 30% 이상 포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의무가 아니고 권고 수준이다.
또 광역의원 ‘또는’ 기초의원 중 여성을 공천해야 한다고 돼 있어 기초의원으로의 여성 쏠림 문제도 있다. 지난 3월 경남여성단체연합이 ‘당선 가능 지역에 대한 성평등 실현 전략이 무엇이냐’고 질의하자 민주당 경남도당은 “기초의원 선거구의 경우 3선 이상 후보자는 1-가번을 배제하고, 배제된 선거구에는 여성, 청년이 우선 공천될 수 있도록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고 있다”고 하면서 광역의원은 언급하지 않았다.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광역에 여성 선출직이 없어서 시급한 문제인데 30% 할당제를 기초에서 채운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30% 할당제 뒤에 숨지 말고 실질적인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지만 그런 부분에 대한 답변은 없다”고 했다. 2022년 지방선거 결과에서도 당선인 중 여성 비율이 광역단체장 0%, 기초단체장 3.0%, 광역의원 14.7%, 기초의원 24.9%로 기초의원에서 가장 높았다. 활동 범위가 좁고 권한이 작은 기초의원에서만 여성들의 참여가 ‘허용’된 셈이다.
지방의원 공천에 지역구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입김이 강한 구조 속에서 정당이나 해당 지역위원장이 특별히 여성 공천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지 않은 이상 여성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 후보들이 경선에 참여하지 못하고 컷오프된 지역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부산에서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여성 후보 2명이 컷오프됐다. 유순희 부산 동구청장 후보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쥐고 마지막 결정을 한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내 지역에서 내가 왜 여성(정치인)을 만들어야 하느냐’며 책임감 없이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 후보는 “이런 공천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여성과 청년 등 정치 신인이 정치 허들을 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여수에서 컷오프된 여성 후보 2명 중 1명인 정현주 여수시의원(민주당)도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줄을 서고 충성하지 않으면 정치 활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며 “의정 활동을 잘했는데도 여성 정치인을 배제하는 것은 여성 정치인 비율을 높이겠다는 중앙당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공고한 남성 네트워크 뚫기 어려워
민주당이 공천헌금 의혹 후 공정한 공천, 원칙적 경선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여성 공천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기초단체장 여성 후보가 1명뿐이고 광역의원 예비후보자 중 여성 비율이 20.6%로 낮은 충북의 손은성 충북참여연대 공동대표는 “민주당이 여성 공천을 많이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무조건 경선을 원칙으로 하다 보니 정치 신인이나 청년, 여성, 장애인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1순위 공천을 하는 룰이 실종됐다”며 “정치 신인인 청년 여성이 기존의 남성과 경선을 붙게 되면 가산점을 일부 부여받아도 경쟁이 안 된다. 그 결과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돈과 시간, 경력 등 사회자본이 풍부해야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에서의 성비 불균형은 사회 전체의 성별 불평등을 반영한다. 한 전직 시의원은 “정치를 하려면 사회적 경력이 중요한데 여전히 여성들의 사회적 경력이 남성에 비해 부족하다”며 “남성들은 이미 어느 정도 자기들의 영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의 진출이 힘들고, 혹여 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정치 문화, 풍토 탓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능력을 요구받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미투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성평등과 관련한 의정 활동을 하면서 당내에서 공격을 받고 관계가 어려워졌다”며 “낙인이 찍혀 자유롭게 활동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다른 시의원은 “여성이 남성 정치인과 어울리면 이상하게 보거나 구설에 오른다”며 “그래서 술자리 같은 사적 모임에 가지 않으면 또 긴밀한 관계를 갖는 것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남성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편입하거나 성평등, 여성 의제에 소극적인 대신 남성 정치인들처럼 개발·성장 공약을 강조하는 여성 정치인도 있다고 한다.
임신·출산·육아 부담은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막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출산 후 10일 만에 산후조리원에서 토론회에 참여해 여성 공천 시스템에 대해 발제하고, 21일 만에 곧바로 의정 활동에 복귀했던 엄샛별 서울 금천구의원은 고민 끝에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포기했다. 지난 4년간 의정 활동을 하면서 엄마 역할을 하지 못한 부담감과 죄책감이 컸기 때문이다. 불가피할 땐 양해를 구하고 상임위 자리에 아이를 데려가거나 아이를 안은 채 일정을 수행한 적도 있었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엄 의원은 “직업과 엄마를 병행한다는 건 수많은 워킹맘이 갖는 딜레마”라며 “특히 정치 영역은 엄마를 병행할 수 없다. 주말과 저녁이 없고, 아이에게 시간을 일정하게 빼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 가족들이 계속 이해를 해주고 있었는데 4년을 더 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임·출·육 부담 떠안으며 정치는 먼 꿈
창원시의원에 출마한 35세 여성 김인애 후보(진보당)는 “제 나이에 정치를 하려면 솔로가 아니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청년 여성이 정치를 하려면 경제적 기반이 있어야 하고, 가정이 있다면 가정에서 이해를 해줘야 한다”며 “저는 정혜경 국회의원실 비서관을 했고 남편도 활동가라서 (선거 출마가)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정말 특수한 일일 것”이라고 했다. 청년 여성 정치인에 대한 시선도 녹록지 않다. ‘젊으니까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 ‘정말 당선되려고 나왔나’ 같은 반응을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계엄 후 창원시 탄핵광장 사회를 맡았던 김 후보는 “(탄핵광장 후) 여성 정치인이 많이 나올 것이고, 청년 여성들이 정치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정치가 2030 여성에 관심이 있는지, 2030 여성에게 자기의 목소리를 전달할 의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단순히 여성 정치인의 수 확보를 넘어 어떻게 좋은 여성 정치인을 만들지는 또 다른 과제다. 현재 선출직 여성 도의원이 없는 경남에서 경선을 이기고 민주당 후보로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김경영 후보는 여성 정치인 확대를 위해 보다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요즘 유권자들은 여성인지 아닌지에 큰 차이를 두지는 않는다. 일을 잘할 수 있고 주민들과 잘 소통하는 것에 점수를 많이 준다”며 “여성에 대한 편견은 많이 줄어든 것인데, 그렇다면 좋은 여성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길러질 수는 없기 때문에 3~4년 정도 주민들과 호흡하고 신뢰를 쌓는 시간이 미리 필요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할당하고 가점을 주는 상태에서는 여성의 역량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며 “여성이 더 필요하다, 뽑아주자고 하기까지 여성들이 결국 숙제를 안고 가야 하는 구조”라고 했다.
윤소영 대표는 “(경남지역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여성 후보를 더 많이 냈는데 반갑지 않았던 이유가 김영선 국회의원(공천 거래 의혹)과 김미나 창원시의원(막말 논란)이 있었다”며 “여성 의원이 나왔지만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을 보면서 생물학적 여성으로만 만족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윤 대표는 “올바른 민주주의 실천 의지가 있는지, 성평등을 제대로 인식하는지에 대한 검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추미애 후보가 당선돼 헌정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 탄생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페미니즘 정치,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선 더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11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서거 후 발견된 작품들도 첫 공개명화 패러디·투우·서커스 등 주제양감 부각·크기 왜곡이 주는 묘미
작품만 봐도 이름이 단번에 떠오르는 작가들이 있다. 페르난도 보테로(1932~2023)는 그 중 하나다. 고전과 근대 명작에 특유의 풍성한 양감을 입힌 그의 ‘패러디’는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끌어낸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지난 24일 개막한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은 보테로가 평생 추구하며 그렸던 풍성한 양감의 그림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2015년 예술의전당 전시 이후 11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보테로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과 보테로 연구자 크리스티나 카리요 데 알보르노스가 공동기획해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거쳐 서울에 이른 순회전이다. 보테로 서거 후 그의 작업실 등에서 발견돼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을 포함해 회화와 드로잉, 조각 등 총 112점이 선을 보인다.
보테로 하면 떠오르는 명화 패러디 작품이 먼저 눈길을 끈다. 그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고전 명작을 따라 그리면서 본인만의 화풍을 일찍이 정립했다. 보테로의 작업실에만 보관됐다가 순회전을 통해 처음 공개되는 ‘벨라스케스를 따라 그린 시녀들’(2006)이나 ‘마티스를 따라 그린 오달리스크’(2022) 등에서 보듯 16~17세기 명작 속 인물은 보테로의 방식대로 풍성하게 그려졌다. 작품 연대에서 알 수 있듯 서거 직전까지도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얼굴이 크고 볼살은 두툼하지만 이목구비는 작다. 팔은 두껍지만 그 끝의 손은 작다. 현대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지는 방식이다.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보테로는 생전 ‘왜 뚱뚱한 사람을 그리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뚱뚱한 사람을 그린 적이 없다”고 답했다. 풍성한 양감을 부각해온 이유도 뚜렷하게 밝힌 바 없다. 다만 보테로는 생전 “예술은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줘야 하고 보편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얼굴과 신체가 풍성한 사람을 그렸고 축제, 서커스 등 즐거운 시간을 주제로 삼았다. 보테로의 작품을 6가지 주제로 나눈 이번 전시에 ‘서커스’와 ‘투우’가 별도의 주제로 자리하는 것은 그래서다.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보테로는 열두 살 때 삼촌의 영향으로 투우 학교에 입학했다. 소에도 받히며 투우사의 길은 접었지만, 소와 투우사, 투우를 그리는 데는 흥미를 느끼며 평생 투우와 관련된 회화나 드로잉을 200점 넘게 그렸다고 한다. 서커스 또한 보테로가 어린 시절 고향 메데인에서 접했던, 추억이 담긴 요소다.
전시의 한 부분을 차지한 ‘정물’에서는 보테로 특유의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 ‘배’(1976)에서는 가로·세로 모두 2m에 이르는 대형 캔버스를 누런색 배가 가득 채웠는데, 오른쪽 위를 보면 누군가 입으로 베어 문 흔적이 있다. 흔히 아는 배를 한 입 베어 문다면 절반 가까이 자국이 남을 텐데, 보테로는 자국을 배에 난 상처처럼 작게 그렸다. 중간에는 과육을 뚫고 빼꼼히 얼굴을 내민 벌레가 보이는데 역시 배의 크기와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작다. 보테로가 단순히 신체 일부를 크고 귀엽게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된다. 어떤 부분은 크고, 다른 부분은 아주 작게 그려서 특정한 부분을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이런 특징은 명작 패러디뿐 아니라 그가 그린 풍자화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그가 태어난 콜롬비아는 정부와 반군이 반세기 넘게 내전을 치르고, 정치인들과 교회 권력은 부패한 나라였다. ‘바티칸의 욕실’(2006)에서는 가톨릭 성직자가 너비 2m의 캔버스를 메운 욕조에 옷을 입은 채 누워 있는 동안 욕조보다도 키가 작은 하위 성직자가 수건을 든 채 서 있다. ‘교황 대사’(2004)에서는 백인 성직자의 뒤로 피부가 어두운 하위 성직자가 우산을 들고서 따르는데, 하위 성직자의 키는 백인 성직자의 허리에 미칠 정도로 작다.
대상의 대조적인 크기는 권력을 풍자하는 데도 쓰인 셈이다. 보테로는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죽음이나, 미군이 이라크 전쟁 중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포로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작품으로 그리며 사회 문제를 직격하기도 했다.
보테로는 자신이 자란 중남미, 특히 콜롬비아의 풍경도 그려왔다. 어린 시절 메데인에서부터 본 지역의 권력자와 귀족, 매춘부까지 다양한 계층의 인물이 등장한다. 한 엄마와 세 아이가 나오는 ‘미망인’(1997)처럼 자전적인 내용도 담겼다. 지역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면서도 보테로의 그림은 즐거움을 잃지 않는다. 풍성한 몸, 그리고 형형색색으로 표현된 지역의 축제는 자신이 자란 지역을 향한 그의 애정을 짐작하게 한다.
전시는 8월30일까지. 관람료는 일반(만 19~64세) 2만3000원.
40대 영국 여성이 100일 연속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며 인도 대륙 4200㎞를 횡단했다. 하루도 쉬지 않고 42.195㎞씩 달린 셈이다.
최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 출신 해나 콕스(41)는 지난해 10월26일부터 올해 2월 초까지 인도 북서부 아타리-와가 국경에서 동부 콜카타까지 약 4200㎞를 달렸다. 100일 동안 매일 마라톤을 한 차례씩 소화한 셈이다.
더 놀라운 점은 콕스가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한 지 18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2024년 여름 지역 러닝클럽에 가입해 기초 체력을 쌓기 시작했고, 5㎞와 10㎞ 훈련을 거쳐 장거리 적응 훈련으로 몸을 만들었다.
이번 도전은 단순한 레이스가 아니었다. 콕스는 영국 식민지 시대 인도 소금세 징수를 위해 활용됐던 역사적 경로를 따라 달렸다. 이 길은 과거 영국 식민 통치의 상징적 경계선으로 알려져 있다.
도전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인도의 고온과 먼지, 스모그 속에서 도로 위 소·염소·뱀을 피하며 달려야 했고,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도 겪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호랑이 출몰 위험 때문에 경찰 호위를 받기도 했다.
극심한 위장 질환도 겹쳤다. 콕스는 도전 기간 10㎏ 이상 체중이 줄었다. 하지만 매일 같은 루틴을 반복하며 완주를 이어갔다. 아침 식사 후 15㎞를 달리고 식사, 다시 15㎞를 달리고 식사, 그리고 마지막 12㎞를 채우는 방식이었다.
숙소는 대부분 이동 차량 안이었다. 10일에 한 번 정도 저렴한 호텔을 이용했고, 나머지 기간은 주유소나 도로변에 세운 차량에서 잠을 잤다.
콕스는 혼자가 아니라 운전 담당, 지원 러너, 헬퍼, 족부 전문의 등 지원인력 4명과 함께 100일 여정을 이어갔다. 지원 차량은 낮에는 이동식 보급소 역할을 했고, 밤에는 도로변이나 주유소에 주차돼 숙소로 사용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록 도전이 아니라 환경·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자선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콕스는 환경 보호와 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는 4개 자선단체를 위해 총 100만파운드 모금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이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물론 원정 비용 마련을 위해 개인 대출까지 감수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콕스는 2011년 아버지 데릭이 세상을 떠난 뒤 자신의 인도계 뿌리와 가족의 역사에 더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 솔트 런’의 종착지인 콜카타는 아버지가 태어난 곳에서 가까운 지역으로, 콕스에게는 단순한 완주 지점이 아니라 아버지의 삶과 연결된 상징적 공간인 셈이다. 콕스는 생전 아버지와 관계가 복잡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이번 100일 연속 마라톤이 결국 아버지에게 보내는 “아주 늦은 사랑의 편지” 같은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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