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팔로워 심장이 묵직! 문제는 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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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에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은 상태를 흔히 고지혈증이라 부른다. 이상지질혈증은 여기에 혈관을 보호하는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거나 혈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이다. 최근 이상지질혈증이란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콜레스테롤·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것 외에도 혈액 속 지방 성분의 균형이 깨지면 장기적으로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상지질혈증은 보통 뚜렷하게 나타나는 증상이 없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검진에서 총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 등이 높게 나와도 바로 동맥경화나 심뇌혈관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관리 없이 방치한 상태로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치 못한 요인이 건강을 위협하기 쉬워진다.
유지홍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고지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지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위험요인”이라며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경계 범위로 나왔다면 가볍게 넘기기보다 자신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받고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중성지방 수치 높고고밀도 콜레스테롤 줄어든 상태뚜렷한 증상 없어 방치되기 쉬워심근경색·뇌졸중 등 위험 증가
적정 체중 유지·생활습관 개선을단백질 섭취는 육류보다 콩·생선1일 30~60분 중등도 운동 권장
혈액 속 지방이 늘어나고 적절한 균형이 무너지면 먼저 죽상동맥경화증이 생길 수 있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이고, 이 때문에 파괴된 혈액·혈관 세포의 찌꺼기들까지 죽처럼 걸쭉하게 엉겨 붙으면 동맥은 점점 좁아지고 딱딱해진다. 특히 심장을 뛰게 하는 관상동맥의 혈류가 줄어들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이상지질혈증이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의 요인과 결합하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상지질혈증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선 혈액 채취 검사 전 12시간 금식하는 것이 권장되며, 최소한 9시간 이상은 금식해야 한다. 검사 결과 나온 총콜레스테롤이 200㎎/㎗ 미만이면 적정 수준이다. 200~239㎎/㎗은 경계, 240㎎/㎗ 이상은 높은 수치로 분류된다. LDL 콜레스테롤은 100㎎/㎗ 미만이 바람직한 상태이며 130㎎/㎗ 이상부터는 관리가 필요하고 190㎎/㎗ 이상이면 매우 높은 상태로 본다. 또한 HDL 콜레스테롤이 40㎎/㎗ 미만이거나 중성지방이 150㎎/㎗ 이상일 때도 이상지질혈증에 해당한다.
장덕현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은 “LDL·HDL 콜레스테롤을 각각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일컫는데, 낮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혈관 내 플라크 진행을 지연시키고 이에 따라 심뇌혈관질환의 발병을 늦출 수 있다”면서 “특히 LDL 콜레스테롤은 나이에 상관없이 혈관 내에서 계속 노출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조절은 젊을 때부터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단순히 항목별 수치를 낮추거나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대신 개인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관리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일례로 혈중 중성지방이 많은 것도 혈관 건강에는 좋지 않지만, 한편에서 보면 중성지방 수치는 전날 먹은 식단의 영향도 많이 받을 만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수치가 매우 높지 않다면 식단 조절로 관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서 바로 약물치료를 권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생활습관 개선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에너지를 섭취하고, 포화지방산 섭취량은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7% 이내로 줄이도록 권고한다. 트랜스지방산 섭취는 피하고, 식이섬유 섭취량은 적어도 하루에 25g을 넘을 수 있도록 통곡물과 채소류를 충분히 먹으면 좋다. 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해 단백질 섭취는 육류보다는 콩류나 생선류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꾸준한 운동도 이상지질혈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하루 30~60분, 1주 150~300분 정도 숨이 약간 가쁘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의 중등도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음주는 중성지방 수치를 높일 수 있으므로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다만 식단 조절과 운동만으로 수개월 내에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은 스타틴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줄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장기간 복용 시 부작용을 우려하는 일부의 목소리도 있지만, 대체로 스타틴의 효과와 안전성은 장기간에 걸쳐 검증됐다는 견해가 더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복용 시 소화불량이나 복통 등이 나타나는 때도 있으며 드물게 간·근육 독성이 발생하기도 하므로 정기적인 진료로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유지홍 교수는 “스타틴 복용 후 당뇨병 발생 위험이 소폭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이는 주로 고령이거나 이미 당뇨병 전단계였던 사람, 고용량을 장기간 복용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는 스타틴으로 얻는 예방 효과가 당뇨병 발생 위험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임의로 약을 중단하기보다는 생활습관을 함께 개선하며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간경향] “늑대가 이렇게 친근한 동물이었나, 이렇게 가까운 동물이었나 싶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국장이 지난 4월 29일 국회 토론회에서 늑구 사태에 대해 한 말이다. 지난 4월 8일 대전의 동물원 오월드에서 늑대 ‘늑구’가 탈출하고, 10일 만인 4월 17일 생포되기까지 늑구에 쏟아진 사람들의 관심은 새롭고 놀라운 현상이었다.
관심의 초점은 주로 늑구의 안전에 맞춰졌다. 사람들은 늑구가 밥을 잘 먹고 다니는지 염려하며 늑구를 찾아다니고, 8년 전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를 떠올리며 “이번엔 사살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늑구의 탈출 서사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와 결합하며 ‘감동’에 이어 ‘재미’로 진화했다. 야구팀 한화이글스의 패배가 늑구가 없기 때문이라는 ‘늑구 밈’까지 등장했다.
동시에 늑구의 상품화도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대전시장이 나서 늑구 캐릭터 사업을 지시하는가 하면, 오월드를 운영하는 대전도시공사는 최근 늑구를 상표로 등록했다. 각종 굿즈 판매, 사업 활용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늑구의 상품화는 동물원이 과연 필요한지, 동물원에서 동물의 삶은 어떤지에 대한 성찰과 고민을 지우기도 한다. 채 국장은 늑구 사태를 통해 “동물원의 오락적 기능과 결별해야 한다는 게 사회적 인식임”을 확인했다면서도, “우리가 늑구를 보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소비’에 가깝다”고 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어떤 늑구일까, 늑구는 어떤 삶을 살고 싶어할까.
“이쪽으로 줄 서주세요!” 지난 4월 26일 오전 10시 50분쯤 대전 도안동의 빵집 하레하레. 직원이 말하자 매장 안에 앉거나 서 있던 사람 십수명이 우르르 달려가 줄을 섰다. 오전 11시에 나오는 ‘늑구빵’(늑대빵)을 사러온 사람들이다. 늑구빵은 늑대 얼굴 모양을 한 빵으로 늑구 탈출 후 유명해졌다. 늑구빵 하나당 2800원, 구매 개수는 1인당 2개로 제한됐다. 현장에서 만난 30대 A씨는 “늑구가 잡혔다고 하길래 빵을 사러 왔다”며 “타 지역 사람들이 대전에 오면 성지순례 중 하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 그 전에 미리 사러 왔다”고 했다.
이번 늑구 사태의 특징은 사람들이 늑구의 안전한 생포를 촉구했다는 점이다. 2018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 ‘뽀롱이’가 재소환되며 “이번엔 죽이면 안 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오히려 동물원 바깥이 늑구에게 더 자유로운 환경일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동물을 함부로 죽여선 안 되고, 동물도 동물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늑구빵을 사러온 20대 B씨는 “늑구가 도망친 지 얼마 안 됐을 땐 사살을 해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점점 (행방불명된 기간이) 길어지니까 그래도 생명인데 잘 생포해서 돌아오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졌다”며 “아무래도 동물원이라 어렵겠지만 늑구가 좀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지내면 좋겠다. (오월드가) 다시 개장되면 가볼 생각도 있다”고 했다.
늑구의 나이가 두 살로 어리고 애초에 동물원에서 태어나 야생성이 적다는 정보가 뉴스를 통해 전파되면서 늑구는 ‘사납고 무서운 늑대’보단 ‘귀엽고 온순한 늑대’ 이미지가 형성됐다. 늑구가 동물원을 나갔지만 민가에서 키우는 개에 쫓기고, 포획망을 뚫고 달아나는 등 험난한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사람들은 늑구가 얼마나 힘들지에 감정을 이입했다. 이틀째 늑구빵을 사러왔다는 50대 C씨는 “보통 늑대라고 하면 이미지가 무서운데 늑구는 태어나서부터 (동물원에서) 길러졌고 야생성이 없으니까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애완동물이나 마찬가지처럼 느껴졌다”며 “다른 동물한테 공격당하지는 않았으려나 걱정되고, 산속에서 버텼다는 게 대견한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A씨도 “늑구를 보면서 옛날에 진돗개 키웠을 때의 마음이 들어 빨리 잡히길 원했다”며 “5월에 공개한다는데 어떻게 될지 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번에 늑구 인기를 뒷받침한 것은 늑구를 소재로 한 각종 AI 이미지였다. 동물과 함께 살지는 않지만 온라인에서 타인의 동물 콘텐츠를 보며 동물을 좋아하고 동물윤리 활동을 지지하는 ‘랜선집사’ 현상과 비슷하지만, 늑구 인기는 실재 동물의 모습이 아닌 ‘상상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새롭게 나타난 현이다. 늑구가 인간처럼 TV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유 퀴즈)에 출연해 ‘탈출 썰’을 푸는 이미지도 AI로 생성된 이미지다.
김윤정 연구자(독일 쾰른대 사회문화인류학과)는 유 퀴즈 이미지를 ‘인간이 비인간인 늑구를 이해해보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했다. 김 연구자는 “인간적인 서사를 동물에 입혀 상상하는 것은 인간이 비인간 동물을 이해하는 기초적이고 중요한 방식”이라며 “(유 퀴즈 이미지도) 늑구의 상황을 이해해보자는 것에서 나왔다고 본다”고 했다. 김 연구자는 “온라인을 통해 반려동물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굉장히 익숙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나만 고양이 없어’ 정도를 제외하곤 동물이 핵심이 된 밈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동물이 밈의 중심이 된 것도 흥미로웠다”고 했다.
동시에 AI 때문에 실제 늑구와는 무관한 이미지, 서사가 확산하고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늑구가 벚꽃이 핀 대전의 한 도로를 걸어가는 사진이다. 이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봄 날씨와 가벼운 늑구의 발걸음은 늑구의 탈출이 오월드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 ‘낭만적인 일탈’로 여겨지는 데 일조했다. 경찰 수사 끝에 이 이미지는 AI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의 유명 빵집인 성심당의 진열대에 늑구빵이 놓여 있는 이미지도 사실이 아니다. 성심당 측은 기자 문의에 “(늑구빵뿐 아니라 늑대 관련된 빵도) 없다. 판매를 안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연구자는 “늑구를 통해 (사살당한) 퓨마를 애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야생동물에 대한 사회적인 감수성이 변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며 “개별 동물에 대한 관심은 동물권 전반에 대한 인식, 논의로 확장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너무 낭만화하지 않고 어떻게 동물들이 착취되는지를 더 드러내는 방식이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판다 푸바오의 경우 귀엽고 몽글몽글한 짤과 영상으로 인기를 끌면서 에버랜드라는 거대 자본의 마케팅 속 전시동물로 이용된다는 비판이 있었다. 동시에 판다가 중국의 외교 수단으로 이용되고, 열악한 환경에서 무리한 번식을 강요받는 문제가 알려지면서 푸바오 팬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직접 행동에 나서고, 다른 동물복지 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민정 한밭대 노마드칼리지 강사는 늑구 사태에서 나타난 사람들의 반응을 두고 “아직까지 그래도 이 사회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경쟁과 이윤 추구가 핵심인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인간 본성이 발현됐다는 취지다. 김 강사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생태계 속의 인간으로서 다른 생명체에 대한 사랑, 공감, 감수성은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며 “자본주의 구조가 인간이 이런 정서를 잃어버리게 만들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 동물원에서 탈출한 동물을 사살하는 게 아니라 포획해야 한다는 인식도 그런 정서의 일환”이라고 했다.
문제는 과도한 늑구 상품화 시도다. 늑구 빵, 늑구 코인, 늑구 책 등이 줄줄이 나왔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늑구를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패밀리’의 신규 캐릭터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고, 대전도시공사는 늑구를 보기 위해 몰릴 관람객들을 위해 이름표 부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상표 출원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식재산정보검색 사이트(키프리스)를 보면 4월 30일 기준 늑구 관련 상표 출원 신청이 14건 올라와 있다. 대전도시공사가 9건을 신청했다. 품목은 인형, 장난감, 응원봉, 피규어, 과자, 떡, 빵, 사탕, 아이스크림, 신발, 티셔츠, 머그컵, 가상통화 등 굿즈로 판매할 수 있는 것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나머지 상표 출원 신청은 대전도시공사가 아닌 사람들이 동화책, 장난감, 피규어 등 품목으로 돼 있다. 푸바오 인기로 굿즈 판매와 판다월드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푸바오 상표를 갖고 있는 에버랜드의 영업이익도 크게 상승한 바 있다. 당시 시민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성명을 내고 “푸바오 열풍으로 번 돈을 동물에게 돌려라”라고 주장했다.
정희윤 개혁신당 수원시장 후보는 늑구를 개인이 독점해 이익을 취하면 안 되고 공공재로 다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모두의 늑구’로 상표 출원 신청을 했다. 정 후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보다 늑구(지지율)가 더 많이 나왔다고 할 정도로 늑구에 관심이 많은데 대전시나 동물원이 아닌 개인이 상표를 갖고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늑구 상표는 모두가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늑구가 누구 한 명의 상업적 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모두의 늑구’라고 상표 출원을 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향후 대전시가 원할 경우 해당 상표권을 기증할 예정이다.
늑구 상품화가 동물원의 진짜 문제를 가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민정 강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시스템”이라며 “동물에 대한 사랑과 애틋한 감정, 생명체에 대한 공감 능력까지도 상품화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강사는 “지금 실질적으로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은 동물원이 왜 필요한가, 사육 환경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늑구는 왜 탈출했을까 같은 것들”이라며 “그러나 사람들 본연의 정서까지도 상품화하면서 그런 질문은 가려지고 있다. 사회는 없고 소비자로서의 개인만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강사는 이렇게 되면 전국적 열풍이 불었다가 금세 시들한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식 유행’이 동물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물 전문가들은 동물원이 결코 야생동물을 위한 공간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멘트 바닥과 벽, 철창, 좁은 우리 등으로 이뤄진 동물원 환경은 철저히 사람의 관람을 목적으로 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야생동물의 야생성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늑구에 대해 형성된 이미지와 서사도 야생동물로서 늑대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동물학자인 한상훈 사단법인 산과자연의친구 운영위원장은 “야생동물이 동물원에서 인간의 보호 아래 사육된다는 것은 자연성, 야생성이 상실되는 것”이라며 “그 안에서 얼마나 넓은 공간을 주든 간에 갇힌 몸”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해외에선 인간의 최소한의 간섭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개체수를 늘려 야생으로 복원시키기 위해 대학과 연구기관까지 참여해 많은 노력을 하는데 한국은 전문성 없는 동물원 내에서 자기들만의 계획, 방향성만 갖고 한다”며 “공간 내에서 사냥하는 본능, 다른 개체와의 스킨십 행동, 무리생활을 하면서의 경쟁, 먹이활동에서의 협동심 발휘 등 늑대가 어떤 동물인지 시민들에게 알리는 정보도 거의 없다”고 했다.
오월드 사파리가 1만평 규모로 알려지면서 늑구를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칭하는 뉴스도 있었지만, 실상은 동물 친화적 환경이 아니라는 반론이 나온다. 송송이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는 “늑대의 활동 반경이 워낙 넓고 무리 구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공간이 아니다”라고 했다. 송 활동가는 “야생동물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접촉하거나 시선에 노출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탈출 때도 늑구가 사람을 피해서 도망 다니지 않았느냐”며 “동물원이 과연 정말 늑구를 생각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늑구 생포 과정에 참여한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도 지난 4월 29일 국회 토론회에서 “늑구가 고속도로 옆 산 정상에서 쉬고 있는 것을 드론으로 봤을 때 굉장히 편안해 보였는데 이는 늑구가 사람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라며 “사파리 중간에 나무데크가 있어 늑대가 사람 시선보다 낮은 가장자리밖에 못 쓰고 있다. 캣타워를 만들든지, 사람의 시선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무분별한 번식 문제도 제기된다. 오월드는 ‘토종늑대 종 복원사업’ 일환으로 번식을 계속해왔지만, 종 복원은 명분일 뿐 결국 늑대를 전시해 수익을 얻는 게 목적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김 팀장은 토론회에서 “늑구와 세로 둘 다 성 성숙이 된 수컷이었다”며 “오월드에서 계속 (늑대) 번식이 되고 있는데 중성화나 다른 방법을 통해 번식을 억제해야 한다”고 했다. 동물원의 역할을 인간의 전시·관람에서 갈 곳 없는 야생동물 보호로 아예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오월드의 동물의 야생성을 훼손하고 스트레스를 심화시키는 재창조 사업 중단, 사육환경 개선과 번식 중단을 요구하며 1인 시위와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김윤정 연구자는 늑구 사태에서 사람들이 온라인 콘텐츠로 감정을 공유한 경험이 향후 동물원의 개선 방안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했다. 김 연구자는 “AI와 플랫폼의 발달은 동물을 직접 보고 만져야 정동적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넘고 있다”며 “인간이 멀리서도 기술 발전을 활용해 비인간 동물의 삶을 이해할 수 있고, 비인간 동물에 대한 애정이 단순히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거나 먹이를 줘서 생기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자는 “물론 동물의 착취를 동반하지 않아야겠지만 이런 기술 발전을 이용해 동물원을 감시하고, 동물복지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비인간 동물을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장모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도심 하천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조재복(26)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전담수사팀은 존속살해 등 혐의로 조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후 추가로 두 차례 조씨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한 심리 및 진술을 분석하는 등 보완 수사를 통해 조씨가 아내 A씨와 장모를 감금하고, 지속적으로 폭행 등 가혹행위를 이어간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함께 구속 송치된 아내 A씨를 불기소 처분하고 석방 조치했다.
전담팀은 A씨가 송치 당시에도 조씨에 의해 늑골 골절 등 상해를 입은 상태였던 점과 보완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그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강요에 의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A씨의 치료를 지원하고 일상 복귀를 위해 지자체 등과 협의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에게 범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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